하지만 나는 그날의 하늘색을 좋아하지 않았다. 하늘은 파랬다. 순수한 파랑. 너무도 순수했다. 혹독한 태양이 닳아 해진 땅 위에 빛을 발하고, …… 구름은 한 점도 없다. 하지만 그 순수한 파랑에 날카로운 칼의 빛이 그 어느 때보다도 잘 섞여 있었다. ….. 바다는 하야면서, 동시에 초록색이었다. 으깨놓은 설탕처럼 하얀 바탕에 초록빛 에메랄드 반점이 박혀 있는 것처럼 보였다. 이 무질서한 동요 속에서 파도는 구별되지 않았다. ….. 때때로 해변의 밝고 검은 바탕의 풍경이 굉장히 투명하게 보였다. 그러더니 어느 순간 바다의 커다란 창이 하얗게 조각조각 부서져버렸다. 길을 잃은 게 분명했다.
1939년 8월 16일 「Marianne」지 365호에 발표된 생텍쥐페리의 ‘조종사와 자연적인 힘들'中